<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4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얼마 전에 방송인 사유리 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하면서 많이 주목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비슷한 사례는 아니겠지만 이런 한부모 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요?

<기자>

최근에 비혼모 가정 사유리 씨를 놓고 정상가족이냐 아니냐 이런 논란이 있었죠. 한부모 가정을 결핍 가정으로 보는 시각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정의 형태는 점점 다양하게 바뀌고 있고요, 특히 결혼을 처음부터 하지 않았거나 이혼이나 사별 등 다양한 이유로 생겨난 한부모 가정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혼 자녀를 둔 5가구 중에 한 집이 한부모 가구일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에서 자라야 잘 자란다"거나 "부모가 1명뿐이면 자녀에게 결핍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김 기자, 이렇게 오히려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6년 동안 조사한 결과가 최근에 발표됐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부모 2명 아래서 자라다가 한부모 가정이 된 실제 아동과 계속 두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가상의 아동을 비교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두 가정은 가구 소득이나 부모 성격 같은 조건은 모두 다 같고요, 한부모 가정에서 사는 아이와 한부모 가정이 될 위기에도 두 부모와 계속 같이 사는 가상의 아이를 비교한 겁니다.

먼저 두 가족 아이들은 모두 건강과 정서, 또 삶의 만족도나 학교 적응 능력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발달이 비슷했습니다.

오히려 한부모 가정 아이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14.4% 더 높았습니다.

자녀가 부모 사이의 갈등에서 벗어나고 보호자도 좀 더 양육에 책임을 갖게 되면서 아이들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개선된 걸로 판단이 됩니다.

그러니까 엄마와 아빠가 심각하고 반복적인 갈등을 겪더라도 결혼을 유지하는 게 자녀에게 좋다, 이런 통상적인 선입견과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래도 김 기자,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의 아이들보다 조금 취약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관련된 결과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학업 시간 관리하는데 좀 더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서 공부할 시간을 정해놓고 지킨다거나 숙제를 꼭 한다 등의 자기조절 능력이 8.5% 정도 떨어졌습니다.

한부모 가정은 일과 양육을 혼자 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를 돌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실제로 한부모가 된 이후 집안일 부담이 증가했다는 비율이 73%나 되고요, 엄마와 아빠 역할을 혼자 감당하게 됐다는 비율도 80%를 넘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가사 지원 서비스로 부모들이 양육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학업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학교 측의 맞춤형 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결국 한부모 가정에서는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좀 부족하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경제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요.

<기자>

아직도 한부모 가정 10곳 중에 7곳이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양육비를 못 받는 가정은 더 늘어나는 추세고 정부가 지난해에 법을 개정해서 양육비를 안 주는 부모의 운전면허를 정지할 수 있도록 했고요, 또 올해 7월부턴 출국금지와 신상공개, 형사 처벌까지도 가능합니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해외처럼 더 강력하게 처벌하는 규정도 필요하고요.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주는 단 한 명의 어른만 있으면 아이는 변한다" 이런 말이 있는데요, 한부모 가정에서도 부모와 사회가 책임을 갖고 노력하면 부모 둘 있는 가정 못지않게 아이는 훌륭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